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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기생수:더그레이 후기(스포있음)

사은목 2024. 4. 19.

나는 영화 장르 중에서도 르와르나 액션, 범죄와 같은 장르와 좀비물이나 괴수, 괴물 등 약간 매니아적인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넷플릭스에 항상 나오는 관심 콘텐츠에는 범죄와의 전쟁, 악인전 등 르와르 작품과 킹덤, 워킹데드, 부산행 등 좀비물이 많이 있는 편이다.

와이프는 나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 같은 관심사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도 최근에는 슬기로운의사생활 드라마를 같이 보고 있다.)

 

고어물이나 좀비물 등의 장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생수 역시 애니로 봤었던 작품이었다. 

재미있게 봤던 애니 중 하나였는데 이 애니가 넷플릭스를 통해 실사화되어 국내 버전으로 출시된다고 하여 상당히 많이 기다렸던 작품이었다.

 

특히나 이번 기생수:더그레이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라 더 기대가 되었는데 재미있게 봤던 작품 중 하나가 지옥이었다. 지옥 역시 웹툰을 기반으로 하여 제작된 드라마였지만 생각보다 웹툰의 느낌을 잘 살렸고 해서 이번 기생수 작품도 기대가 되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봤었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느낌도 드는 그런 작품이었는데 오늘은 내가 본 넷플릭스 기생수:더그레이에 대한 후기를 써보고자 한다.

간단 줄거리

기생수의 시작은 항상 하늘에서 떨어지는 포자로 부터 기생수가 떨어지고 이렇게 떨어진 기생수가 사람의 뇌를 장악하여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감염된 기생 생물들이 조직을 이루기 시작하고, 이러한 조직의 기생 생물에 대항하기 위한 더 그레이 특공대의 팀장을 맡은 준경(이정현)이 형사인 철민(권해효), 원석(김인권)과 함께 소탕 작전을 펼친다.

반면 고아 출신 정수인(전소니)에게 기생수가 접근하지만 위급한 상황이었던 수인에게 기생수는 오히려 수인을 살려주고 그의 얼굴 반쪽에만 기생하게 된다.

그렇게 하이디라는 이름의 기생수와 공존하게 된 수인은 자신과 같은 기생 생물들과 싸워가며 그들을 해치울 수 있는 것은 하이디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좋았던 점

원작이었던 기생수와 비교해서 좋았던 점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가 있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괜찮은 실사화

원래 이런 만화가 원작인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만화의 원작을 어떻게 실사화해내고 불쾌한 골짜기를 잘 넘어가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쾌한 골짜기는 인간과 어정쩡하게 닮으면 더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으로, 실사화가 어정쩡하게 되면 그 작품은 정말 크게 망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장점과 동시에 불쾌한 골짜기와 같은 단점도 있어 상당히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기생수:더그레이는 그런 부분에서는 기생수의 촉수나 변신 과정이 원작과 비교하여 큰 불편함 없이 잘 구현된 것 같다. 하기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K-콘텐츠의 본거지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니 그런 부분은 당연히 없을 것이라 생각해도 크게 이상하진 않았을 것 같다.

하이디의 미친 연기력

다음으로 좋았던 것이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사실 드라마를 보는 독자들의 관점에서는 정수인과 하이디는 개별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둘로 나눌 수 있지만 실제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정수인 캐릭터는 기본 1인 2역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이것 또한 배우의 능력이 부족하면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데 이번 기생수의 기생 생물을 연기한 전소니 배우는 그러한 어려움 없이 잘 이끌어 간 것 같다.

특히 외형적인 변화 없이 목소리 톤과 얼굴 표정으로만 정수인과 하이디를 구분하여 연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정말 잘 캐스팅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되는 다음 시리즈

약간의 스포일 수 있지만 기생수:더그레이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이즈미 신이치 라는 캐릭터가 잠깐 나오고 끝나는 장면이 있었다. 이즈미 신이치는 원작에서 나오는 캐릭터로 정수인 캐릭터와는 다르게 오른손에 기생생물과 공존하는 캐릭터이다. 

뒤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이번 정수인 캐릭터는 하이디와 대화하고 함께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은 잘 볼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원작의 이즈미 신이치가 오른쪽이(오른손 기생생물의 이름, 하이디와 같은 것)와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실사화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기대가 된다.

아쉬운 점

이번 작품에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준경의 연기력

이번 작품에서 가장 몰입도가 떨어졌던 부분이 바로 준경 캐릭터였다. 사실 이정현 배우가 연기를 절대 못하는 배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과는 조금 안 맞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 생물이라는 존재를 잡기 위한 특공대의 팀장 역할로 상당한 액션씬도 많고, 카리스마 있는 그런 배우가 필요할 것 같았는데 이정현 배우가 그 캐릭터에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았다.

카리스마는 둘째치고 특공대 팀장 역할을 맡기에 체구나 사이즈면에서 공감이 잘 되진 않았고, 기생 생물의 존재를 밝히는 무거운 회의 자리에서도 너무 가벼운 말투의 모습이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기도 했었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화제작이었던 스위트홈을 재미있게 봤던 나로서 오히려 준경 역할에 이시영 배우가 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었다. 권투로 다져진 피지컬과 카리스마, 그리고 충분한 연기력을 봤을 때 오히려 이정현 배우보다 더 잘 어울렸을 것 같았다.

수인과 하이디의 협력

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원작의 신이치와 오른쪽이는 서로 대화하며 어려운 적이 나타나면 전략도 세우고 플랜 A와 플랜 B, 플랜 C까지 세워가며 상대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이번 기생수:더 그레이에서는 그런 부분까지의 협력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수첩을 통해 서로 이야기 하거나 설강우(구교환)를 통한 편지를 주고받는 부분은 기존 원작에 비해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가 된 것 같기도 했다.

작품 내 설정상 얼굴의 반쪽을 차지한 하이디 때문에 원작의 모습을 구현해 내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인간과 기생생물의 좀 더 적극적인 협력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배경 설정의 부족함

그리고 배경 설정에 대한 설명이 좀 부족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좀 있었던 것 같다. 맨 처음 페스티벌 현장에서 최초로 기생 생물이 나타났는데 그 모습을 국민들이 아무도 몰랐다는 점, 그리고 준경의 남편이었던 일명 사냥개가 어떻게 해서 사냥개로 만들 수 있었는지 그런 부분이 좀 더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아무래도 기존 원작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던 방대한 양의 스토리를 단 6부작의 300~400분 사이로 모두 압축시키려고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배경 설명이 생략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신경 써서 배경에 대한 이야기나 설정 부분을 보완해 줬더라면 조금 더 작품에 몰입하여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상호 감독 작품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려고 한다.

연상호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좀비물이나 스릴러 분야에 특화된 감독으로 이런 시리즈물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서울역, 부산행, 반도, 정이, 지옥 등 기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장르의 작품들이 많다.

특히 지옥이라는 작품은 기존의 좀비물이나 스릴러 장르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원작을 얼마나 잘 살려내는가가 중요했었는데 이 드라마 역시 원작보다 더 잘 만든 느낌이었고,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연상호 감독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연상호 감독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작품이었던 서울역이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부산행의 스핀오프 같은 느낌으로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서울역에서의 급박한 모습을 잘 담아낸 작품이었고, 연상호 감독은 이 서울역으로 베스트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역과 이어지는 작품으로 마동석과 공유가 주연으로 연기한 부산행도 빼놓을 수 없다. 연상호 감독의 특유의 신파극 성향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좀비물을 가볍게 즐기는 나로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대한민국 배경으로 하는 좀비물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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